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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때마다 눈물 쏟아진다.. 휘발유보다 비싼 경유, 화물차 기사들 한숨

“하루하루가 배수진이에요, 저희들은. 버티다가 죽거나 못 버텨서 죽거나죠. 경유 가격만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집에 있는 자녀들을 봐서라도 힘을 내고 싶지만 출근할 때마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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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을 마친 50대 화물기사 A씨는 어두운 얼굴로 자신이 운전하는 트레일러에 올랐다. 시동이 걸리고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났지만 주차된 트레일러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운전석에 앉은 A씨는 연신 눈가를 훔쳐내고 있었다. A씨는 울음을 그친 다음에야 천천히 주차장을 떠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유 수급난이 심해지면서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질렀다. 국내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 때문에 경유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생계형 운전자들의 시름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오전 9시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의왕ICD는 하역장을 오가는 트레일러들로 가득 차 있었다. 화물기사들은 인근 주차장에 삼삼오오 모여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4시 45분 기준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5.95원 오른 리터당 1959.24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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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 대비 3.01원 오른 리터당 1951.70원으로 집계됐다. 경유와 비교하면 3.93원 낮은 수준이다. 화물기사들 사이에서는 “이제 버틸 여력도 없다”는 말이 나온 지 오래였다.

60대 화물기사 B씨는 “한 바퀴(화물운송의 출발부터 목적지 도착 및 컨테이너 기지로 돌아오는 과정)를 돌 때마다 적자가 난다”며 “작년 겨울만 해도 한 달 주유비가 650만원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850만원씩 지출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른 휴가를 떠나거나 업무를 거부할 수도 없다. B씨는 “작업을 거부하면 (회사 측에서) 배차 할당을 해 주지 않는다”며 “차라리 총파업이라도 해서 일하지 않아도 되는 명분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화물기사 C씨는 “요소수 사태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유류세를 줄였다지만 보조금까지 반 토막 나버리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마음 같아서는 차에 불을 지르고 싶은 심정”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9일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경유에 붙는 세금은 465원에서 407원으로 감소했다.

언뜻 희소식으로 들릴 법하지만, 문제는 유류세가 인하되면서 경유차 운전자에게 지급되던 유가보조금까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현행 화물자동차 유가보조금 지급 단가는 현재 유류세액에서 기준 유류세액인 리터당 183.21원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산정된다. 지난 2021년 9월 리터당 345.54원이었던 유가보조금은 리터당 187.62원으로 46%가량 축소됐다.

정유업계가 적극적으로 경유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정유업계는 단가 조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이 전국 주유소의 유가를 조사한 결과, 지난 8일 기준 휘발유 추가 인하분(77원) 만큼 가격을 내린 곳은 전체의 16.6%에 그쳤다.

경유 추가 인하분(38원)만큼 내린 곳은 13.0%에 불과했다. 오히려 경유 가격을 올린 주유소가 44.5%로 집계됐다. 가격을 내린 곳보다 올린 곳이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한 화물단체 관계자는 “유가보조금이 인상되더라도 정유업계나 주유소업계의 가격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실효성이 없는 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3월 결의대회에서 “유류비가 30% 넘게 올랐지만 운송료는 3%밖에 오르지 않았다”며 “유류세와 연동된 유가보조금이 삭감되면서 사실상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규탄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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